마르크스는 파리 망명 시절에 프랑크푸르트 민의원 출신인 민주주의 좌파 루게와 같이 발행한 1844년 『프랑스-독일 연감』에서 헤겔 『법철학』을 비판하기 전에 자신을 헤겔 좌파라고 밝힌다. 1867년 『자본론』 1권의 뒷말에서 자신은 헤겔의 신비적 껍질 속에서 합리적 핵심을 발견하기 위해 변증법을 유물론적으로 뒤집고 싶다고 말한다. 마르크스가 이렇게까지 자신에서 헤겔을 내치지 못한 까닭은 그만큼 헤겔과의 사상적 결별이 어려웠기 때문이 아닌가 추측된다. 헤겔을 좌우와 중도파로 나누는 것은 슈트라우스가 『예수의 생애』을 출간하면서 분류한 헤겔을 대하는 태도 때문이다. 헤겔 철학의 최전선에는 언제나 종교 철학이 놓여있었기 때문에 헤겔 우파는 헤겔을 기독교 철학의 완성자로 보았다. 반면에 헤겔 좌파는 변증법적 무..